항소심, 계정·계좌 제공자 집행유예…"구체적 수법 몰랐던" 사정 고려
온라인 거래 계정·은행 계좌 76개 제공…피해 189명, 피해액 1억795만5600원으로 조사
타인 명의의 온라인 거래 계정과 은행 계좌를 제공해 허위 판매글 사기에 이용된 사건에서, 항소심이 원심을 파기하고 제공자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8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23일 재판 자료에 따르면 30대 A씨는 다른 사람에게 타인 명의의 온라인 거래 계정과 은행 계좌 76개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계정 등을 넘겨받은 사기범은 그 계정으로 허위 판매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방식으로 피해자 189명에게서 모두 1억795만5600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2025년 7월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사기 범행의 구체적 양상을 알지 못한 채 미필적 고의로 단순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거의 없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사정도 양형에 반영했다.
형법 제32조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을 종범으로 처벌하고, 종범의 형은 정범보다 감경한다고 정한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가 든 사정은 실행 행위의 세부 수법을 모두 알지 못했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형사절차의 결과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방조 여부는 제공한 수단의 종류와 제공 경위, 이후 자금 이체 관여 여부, 범행 이용 가능성에 대한 인식 등 구체적 사정을 토대로 판단된다.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일률적인 결론이 나오는 구조는 아니다.
금융거래에 쓰이는 통장, 현금카드,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의 대여는 사기 사건과 별도로 전자금융거래법상 쟁점이 될 수 있다. 같은 법 제6조 제3항은 대가를 주고받거나 요구·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 거래 계정이나 계좌가 범행에 쓰인 사례에서는 사기 방조 관련 사정과 함께, 실제로 제공된 금융수단이 접근매체에 해당하는지, 대가성이 있었는지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항소심은 이 사건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하는 결론을 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32조(종범)
- 형법 제347조(사기)
-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벌칙)